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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shion

한국에서는 수트의 클래식을 다르게 해석한다.

얼마 전에 밝은 그레이 색상의 수트를 샀다. 요즘 클래식 수트에 매우 재미를 느끼며 나름 공부(?)를 했고 그래서 새로 구입한 수트를 내가 알고 있는 클래식으로 수선을 요청했다. 내가 알고 있는, 그리고 내가 원했던 것은

재킷의 경우, 팔길이는 팔을 내리고 있을 때 셔츠가 1cm정도 보이게
소매의 버튼은 모양만 버튼을 리얼버튼으로 변경하여 소매를 접어 올릴 수 있도록
품은 옆에서 봤을 때 가슴과 등에서 뜨지 않도록

바지의 경우, 전체 기장은 구두에 접혀 바지 주름이 생기지 않게
바지 부리는 18cm, 그리고 턴업은 4.5cm로 수선을 요청했다. 그.런.데. 수선한 양복을 입어봤더니 바지에서 완전 에러가 아닌가?! 바지 부리는 18cm로 했으면서 전혀 허벅지와 엉덩이는 그에 맞게 수선을 하지 않아서 허벅지는 엄청나게 남고 발목은 더욱 좁아 보이는 파자마를 만들어놨고, 기장은 어설프게 길이를 잡아놔서 엄청나게 주름이 잡힌다. 바지부리를 좁게 했으니 당연히 복숭아 뼈로 기장을 잡아야 하는데 더 길게 되서 구두에 걸린 바지 부리 때문에 더욱 추하게 바지 주름이 생겼다.

그래서 바지를 너무 길게 잡은 것 아니냐? 내가 원했던 것을 전달했다고 생각했는데...그러자 매장 매니저로 보이는 여성분께서 내가 너무 캐주얼하게 맞춰서 그렇게 된 것이다. 엥? 나름 고가 브랜드라서 당연히 클래식이라는 단어가 나와 같은 의미로 해석할 줄 알았는데 그게 전혀 아니였다. 한국에서 클래식이란 바지 통은 일자로 떨어지며 구두를 반이상 덮고 구두굽이 보일랑 말랑한 남성 신사복 기준이였던 것이다.

교훈. 양복은 구입 후 수선을 하게 될 경우, 매장 직원이나 지점장에게 피팅하지 말고 직접 그 매장에서 맡기는 수선집의 실장님 상의 후에 수선을 해야 한다. 아무리 비싼 브랜드라도 피팅 잘 못하면 소용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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